면허를 따고 7년을 장롱면허로 살아왔습니다. 초반에는 곧 운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무서워지더라고요. 이제 신호 보는 법도 까먹었고, 어떻게 갓길을 빠져나가는지도 모를 지경이 되어버렸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심리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엄마는 계속 '언제 운전할 거니' 라고 물었고, 회사 동료들은 당연하게 운전면허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결혼한 후에는 남편이 매번 마음 속으로 한숨을 쉬는 게 느껴졌거든요. 물론 직접 말하진 않았지만요.
결정적인 계기는 시부모님 댁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남편이 10시간을 운전하고, 돌아오면서도 또 10시간을 운전했습니다. 가는 길에 제가 운전을 도와드리지 못해서 정말 미안했습니다. 그날 밤에 남편 옆에서 자다 깼는데, 남편이 자는 모습을 보며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습니다.
강남 근처에 사니까 방문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 방문이라는 게 집에서 배울 수 있다는 뜻이었는데, 그게 얼마나 편한지 몰랐습니다. 비용을 보니 3일 코스가 대략 50만원에서 65만원 정도였습니다. 비싸긴 했지만 이제는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가장 괜찮은 곳으로 문의해서 상담을 받았습니다. 선생님이 '7년 동안 운전을 안 하셨다면 다시 기초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생각하시면 돼요. 그게 더 안전합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이 진짜 위로가 됐습니다.
첫 날은 집 근처 좁은 도로에서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이 우리 집까지 차를 직접 몰고 와서 '이제 천천히 시작해볼까요' 라고 하셨습니다. 핸들을 다시 잡는 그 느낌이 참 이상했습니다. 7년을 손으로 기억하고 있던 감각이 모두 사라져 있었거든요.
선생님은 남편과는 다르게 모든 동작을 하나하나 설명해주셨습니다. '깜빡이를 켜고 2초를 기다린 후에 돌리세요', '페달을 천천히 밟으세요, 급하게 하지 마세요' 이런 식으로요. 처음에는 이런 상세한 설명이 오히려 더 긴장되게 했습니다 ㅋㅋ
1시간 반 정도 집 앞 도로에서만 돌아다녔습니다. 우회전 연습, 신호 대기, 직진 이런 기본 것들만요. 선생님이 '기초가 탄탄하면 나머지는 금방입니다' 라고 하셨는데, 그 말을 믿기로 했습니다.

둘째 날은 좀 더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강남 쪽 큰 4차선 도로를 다녔습니다. 처음에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더라고요. 신호가 많고, 옆에서 끼어드는 차도 있고, 뒤에서 나한테 신경 쓰라고 경적을 울리는 차도 있었거든요.
선생님이 '신경 쓰지 마세요. 당신 페이스가 중요해요'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신호에서 출발할 때는 천천히, 차선 변경할 때는 미러를 여러 번 확인하고, 이런 식으로요.
둘째 날 오후에는 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를 배웠습니다. 7년을 주차하지 않았으니 주차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처음엔 진짜 떨렸습니다 ㅠㅠ 선생님이 '차 하나가 많이 움직이면 안 되는데,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들어가세요' 라고 했습니다.
선생님은 제가 핸들을 마음대로 조작하도록 했지만 중간중간 지시를 해주셨습니다. 방향을 조금 더 틀어야 할 때, 엑셀을 빼야 할 때, 핸들을 펴야 할 때요. 3번 정도 다시 시도했는데 마지막에는 성공했습니다. 그때 느낀 뿌듯함이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셋째 날은 제가 매일 다니는 회사 가는 길을 직접 운전했습니다. 집에서 출발해서 강남 쪽 도로를 거쳐서 회사까지요. 처음에는 정말 떨렸지만 중간쯤에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선생님이 가장 많이 운전할 길이니까 이 길을 잘 알아두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거든요.
회사 앞에 도착했을 때 정말 감정이 복잡했습니다. 내가 직접 운전해서 왔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선생님이 '이제 충분히 할 수 있어요. 계속 운전하면서 실력을 쌓으세요' 라고 하셨습니다.
3일 동안 총 12시간을 배웠는데 비용은 60만원이었습니다. 처음엔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남편이 덜 고생할 생각을 하니까 너무 값싼 것 같았습니다. 매년 시부모님 댁을 가는 20시간의 여정을 더는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뿌듯했거든요.
지금은 매일 혼자 회사를 가고 옵니다. 처음엔 조금 떨렸지만 이제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남편도 눈에 띄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더라고요. 지난주에는 아이를 데리고 혼자 마트를 다녀왔는데 정말 자유로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방문운전연수는 정말 추천합니다. 특히 장롱면허를 오래 가지신 분들, 심리적으로 두려움이 많은 분들에게는 집에서 천천히 배우는 게 정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제 당당하게 운전자라고 말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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