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부터 장롱면허로 방치했던 운전면허를 드디어 써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 다닐 때는 지하철이면 충분했는데, 올해 이직하면서 출퇴근이 불규칙해졌거든요. 남편도 자꾸 "너 운전면허가 있잖아, 왜 못 하니?" 이러고, 친구들은 "우리 놀러 갈 때 너도 운전했으면 좋겠어" 이러니까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겠더라고요.
근데 진짜 오랫동안 운전 안 했잖아요. 면허 따고 몇 번 돌아다니다가 9년을 안 했다니까요 ㅠㅠ 신호도 헷갈리고, 차선변경도 어떻게 하는지 까먹고, 핸들 조작도 어색했어요. 솔직히 도로에 나가기가 정말 떨렸거든요.
그래서 일산에 있는 방문운전연수 학원을 알아봤어요. 학원을 다니는 것보다 차에 직접 나가서 배우는 게 나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네이버에 "일산 여성 운전연수"라고 검색했을 때 가장 위에 나온 곳이 별점도 높고, 후기들이 다 "비 오는 날씨도 신경 써주시고 한명한명 잘 봐주신다"고 써 있더라고요.
전화로 문의했을 때도 상담사님이 "처음 하시는 분들은 동네 도로부터 천천히 시작하니까 괜찮으세요"라고 안심시켜주셨어요. 그 말 한마디에 결정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큰 도로 나가면 죽을 것 같았거든요.

첫 번째 날이 예정된 날은 오후 3시경이었는데, 하필 그 아침부터 비가 소슬하게 내리고 있었어요. 아, 미루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예약했으니 가야 했어요. 강사님은 일산로에 있는 작은 카페 주차장에서 만나자고 했어요. 가니까 신제품 아반떼가 준비되어 있었어요.
강사님은 50대 남자분인데, 첫인상부터 되게 친절하셨어요. "비 오는 날씨니까 더 조심해야 하는데, 오늘은 그냥 기본부터 다시 배우는 거 생각하고 편하게 해요"라고 말씀하셨거든요. 시트를 조정하고, 거울을 맞추고, 핸들을 잡는 법부터 다시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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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데도 강사님은 계속 옆에서 격려해주셨어요. "신호 잘 봤어요, 거기 멈춰" 이러고, 내가 실수할 때마다 "괜찮아, 다시 해봐"라고만 했어요. 첫 시간 반은 정말 심학로 근처 골목길에서 기어 조작과 가속, 감속만 반복했어요.
둘째 날은 비가 더 심하게 내렸어요. 아 이거... 정말 비까지 오니까 떨리더라고요. 근데 강사님이 "비 오는 날씨가 더 좋아요. 운전에 집중하게 되니까"라고 하셨어요. 말이 맞는 것 같았어요. 비 때문에 조심하게 되고, 신호를 더 꼼꼼하게 보게 되고.

둘째 날엔 드디어 일산역 주변 큰 도로를 나갔어요. 신호등도 많고 차량도 많고. 손이 떨려서 핸들을 꽉 쥐고 있었는데, "너무 세게 잡으면 팔이 피로해요, 조금 편하게"라고 해주셨어요. 차선변경할 때 백미러 보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짚어주셨거든요. "멀리 먼저 보고, 옆 거울, 뒷거울 이 순서로 봐"라면서요.
셋째 날은 날씨도 조금 나아졌어요. 근데 왠지 더 복잡한 도로를 갈 준비가 된 느낌이 들었어요. 이번엔 회전 교차로도 나갔고, 버스 정류장도 지나갔고, 실제로 다른 차들과 함께 도로를 주행했어요. 중간에 차선을 틀리려고 했을 때 강사님이 "여기서 우회전이니까 오른쪽 차선 유지"라고 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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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님은 절대 소리 지르거나 화내지 않으셨어요. 아, 이게 중요한데... 초보라고 해서 주눅 들게 하지 않으셨어요. 내가 신호 어기려고 할 때도 "아, 저 신호가 빨간 신호니까 멈춰"라고 차분하게만 말씀하셨어요. 실수는 실수일 뿐, 나를 책망하지 않는 거 같았어요.
수업을 다 끝내고 혼자 운전할 때가 왔어요. 처음 혼자 나간 날 손이 떨려서... 정말로 ㅋㅋ 신호 넘어가는 게 겁났어요. 근데 강사님 목소리가 자꾸 떠올랐어요. "천천히 해도 괜찮아" 이 말이요.

지금은 일주일에 3~4번 정도 나가고 있어요. 처음엔 동네 도로만 다녔는데, 이제는 일산로도 나가고, 심학로 교차로도 혼자 지나가요. 백미러 보는 것도 자연스러워졌고, 차선변경도 할 수 있게 됐어요.
무엇보다 운전이 이렇게 쉬울 수도 있구나 싶었어요. 강사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가르쳐주고, 내 속도에 맞춰줬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비 오는 날씨도 핑계가 아니라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봐주셨으니까요.
나중에 남편한테 내가 혼자 돌아다니는 거 보여줬는데, "어? 언제 이렇게 잘했어?" 이러더라고요 ㅋㅋ 내가 "운전연수 잘 받았어"라고 했어요. 친구들이랑 놀러 갈 때도 이제는 내가 운전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신나는지 몰라요.
혹시 장롱면허로 고민하고 있는 여자들이 있다면, 정말 강사님한테 배워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비 오는 날씨든, 맑은 날씨든, 강사님은 항상 "할 수 있어요"라고 안심시켜주셨거든요. 그 한마디가 정말 커다란 도움이 됐어요. 이제 내 인생이 조금 더 자유로워진 것 같아서 진짜 받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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