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만 생각하면 정신이 하얘집니다. 운전은 좀 할 수 있었는데 지하주차장 진입로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모든 게 어두워지고 답답해졌거든요.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게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제 차는 전폭이 1.8미터인데, 지하주차장 기둥 사이는 겨우 2.5미터가 된다고 했습니다. 빨간 불이 들어오면 기둥을 긁을 것 같은 공포심이 생겼거든요. 남편은 "한 번만 다니다 보면 익숙해진다" 고 했지만, 한 번도 안 다녀버렸습니다.
강남에서 사는데, 강남의 대형마트나 오피스 빌딩은 전부 지하주차장을 가지고 있었어요. 아이 학용품을 사러 가도, 병원 가도, 카페 가도 전부 지하주차장이었거든요. 결국 남편한테 전부 부탁하고 있었는데,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습니다.
강남 근처 운전연수 업체들을 찾다가, 지하주차장 특화 프로그램을 찾았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후기를 보니 "역시 지하주차장 전문으로 배우니까 달라" 이런 댓글들이 있었거든요. 가격은 일반 3일 코스와 같은 39만원이었습니다.

예약하고 첫 날을 기다리면서 진짜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했어요. 이게 정말 도움이 될까 싶기도 했고 ㅋㅋ 근데 선생님이 "걱정하지 마세요, 지하주차장은 규칙만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라고 처음 만날 때 말씀해 주셨습니다.
첫 날은 지하주차장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 기초부터 배웠습니다. 사이드미러 보는 각도, 백미러 보는 타이밍 등등... 강남 서초 쪽 깨끗한 도로에서 이런 기초를 다시 정리했거든요. 선생님이 "주차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미러 활용이다" 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둘째 날이 진짜 본 게임이었어요. 강남역 근처의 한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진입로 순간 "어? 어두운데?" 했거든요. 눈이 적응하는데 2초 정도 걸렸습니다. 선생님이 "헤드라이트가 자동으로 켜져 있으니까 괜찮아요" 하셨는데, 처음엔 여전히 답답했습니다.
기둥을 피해서 천천히 나아가는데, 좌측 기둥과의 거리감이 안 잡혔어요. 3번 정도 시도했는데 기둥을 2센티미터 정도 긁을 뻔했습니다. 선생님이 "좌측 사이드미러에 기둥이 거의 안 보일 때까지 핸들을 오른쪽으로 돌려요" 라고 알려주셨는데, 이 팁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4번째 시도부터는 기둥을 편하게 통과했어요. 그 다음엔 주차 공간에 들어가야 했는데, 지하주차장 주차 공간은 위에 불이 밝혀있지만 여전히 어두웠습니다. 후진으로 들어가는데 뒤가 안 보여서 진짜 무서웠거든요.

선생님이 "백미러를 계속 보세요. 선 보이세요?" 라고 하셨는데, 저는 손이 맨맨 떨렸어요. 첫 번째는 실패, 두 번째도 각도가 이상했습니다. 세 번째 때 "조금 더 빨리 핸들을 돌리고... 좋아요!" 하셨을 때 진짜 뿌듯했습니다.
셋째 날은 지하주차장에 대한 두려움이 거의 없어졌어요. 강남의 다른 마트 지하주차장과 오피스 건물 지하주차장도 들어가 봤습니다. 건물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기둥 피하고, 사이드미러 보고, 천천히" 이 3가지만 지키면 된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마지막 연습은 실제로 강남역 근처 병원 지하주차장에서 했습니다. 주말 오후라 차가 많았는데, 이전 같았으면 진짜 못 들어갔을 거예요. 근데 지금은 차가 있어도 차를 피해서 천천히 들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3일 과정을 끝내고 난 다음부터는 지하주차장이 두렵지 않았습니다. 첫 주에 강남역 롯데마트에 혼자 들어갔는데, 떨리긴 했지만 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강남 어디든 지하주차장 가는 걸 별로 안 무서워합니다.
39만원이라는 비용이 정말 값어치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남편한테 장 보러 갈 때 항상 지하주차장 안 있는 곳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지금은 "아, 지하주차장 있어도 괜찮아"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됐거든요. 내돈내산인데 진짜 후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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